얼굴은 사람의 얼이 들어 있어 얼굴이라 한답니다. 그래서 사람의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라고 말합니다. 마음의 상태를 얼굴로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불편하면 얼굴에도 불편한 기색이 나타나고, 마음이 즐거우면 얼굴에도 즐거운 모습이 나타납니다. 숨길 수 없는 얼굴의 표정을 보고서 상대방의 감정을 가늠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연기력으로 마음의 상태를 감출 수는 있지만 이것도 한 순간일 뿐입니다. 아무리 감추려 노력해도 시간이 가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의 상태를 보여줍니다.
저는 1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였고 서울 강남지역을 방문한 것은 어쩌면 30년만인 것 같습니다. 약 30년 전에 살던 지역의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또한 사람들의 얼굴표정도 옛날처럼 정감 있는 모습이 아닌 무표정한 모습이었습니다. 회색지대에 이방인이 들어온 느낌이었습니다. 일하는 종업원들에게 무엇을 질문해도 로봇처럼 정확하게 설명은 하는데 아무 감정이 없이 녹음기 틀어놓은 어투로 답변하였습니다. 전철 안에 승객들의 표정이나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아무 표정이 없는 무표정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이 일상인 줄 알았는데 점심 때 식당에서 식사하는 모습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식당에 들어가기 전까지 무표정한 얼굴들이 식탁에 앉으면서 밝고 환하게 행복하게 웃는 모습에서 놀랬습니다. 또 놀랜 것은 식사를 마치 전쟁하듯이 후딱 먹고는 식당을 벗어났습니다. 그리고 어디로 가는가 했더니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카페로 향하였습니다. 어째서 밥 먹고 커피 마실 때만 행복한 모습이고 나머지 삶에서는 무표정한 모습들일까? 삶에 억눌려 살다보니 먹고 마시는 순간만이라도 모든 걸 내려놓고 자유함을 누리는 것일까?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말씀을 붙잡고 일상 생활에서 자유함을 누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