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손 글씨로 한자씩 자신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으면 우체부가 수신자에게 전달하였다. 유치환 시인의 ‘행복’이라는 시에서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하였다. 시인은 무슨 내용의 편지를 쓰는가?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하면서 사랑하는 이에게 행복한 마음으로 편지를 쓰고 있음을 시로 표현하였다. 그리운 사람에게 마음을 담은 손 글씨 편지가 그리운 시대다. 객지에 살고 있는 자녀들이 고향 집 부모에게 안부의 편지도, 존경하는 분에게도, 신세 진 사람에게도, 삶에 지쳐있는 사람들에게도 마음을 담은 손 편지로 서로 소통하였다.
예수님은 손으로 편지를 써서 제자들을 가리친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 판에 편지를 쓰셨다. 제자들의 마음에 담겨진 예수님의 말씀을 글로 기록한 것이 사복음서이다. 지금도 이북의 지하교회에서는 성경책을 소지하기 어려우니까 말씀을 마음에 담아둔다. 마음에 담아둔 성경 말씀이 내 마음 판에 쓴 편지이다. 오늘날 누가 손 글씨로 편지를 쓰고 있을까? 찾아보기 힘들다. 전화 통화보다도 더 쉽게 전달하는 문자가 일상화되었다. 긴 문장의 문자는 읽다가 포기한다고 아주 짧은 문자로 의사 소통을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오죽하면 세줄 문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점점 대화의 시간도 짧아지고, 문자의 문장 길이가 줄어가는 시대에 우리는 예수님의 편지가 되어 사랑을 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