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민자들의 일상적인 삶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손바닥 크기의 여백도 없이 살았다고 말합니다. 1년 365일 일 만하는 것이 인생의 끝이 아님을 알면서도 삶에서 여백을 만들지 못한 채 죽기 살기로 일만하며 살았다고 고백합니다. 인생의 여백은 누가 만들어 주기보다는 내가 만들어야 합니다. 서양화 그림을 보면 화면에 조금의 여백도 없이 색깔을 다 칠합니다. 그러나 동양화에서는 화면의 많은 여백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생에서도 내 손으로 여백 없이 색깔로 다 칠할 것이 아닙니다. 물감으로 칠하지 아니한 여백이 자연스러운 색깔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인생의 색깔을 내가 칠하면서 남겨둔 여백의 색깔은 주님이 대신 칠해주십니다. 내가 칠하지 못한 인생의 여백을 누리는 축복을 구해야 합니다. 삶의 여백을 누릴 때 비로소 나를 뒤돌아보면서 나의 잘못된 삶을 고쳐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과 나와의 관계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여백 없이 정신없이 살아가는 믿음 생활에서는 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여유도 없습니다. 한번 즈음 눈을 들어 파란 하늘을 바라보세요. 구름 한 점 없는 텅 빈 여백의 하늘이지만 참 아름답다고 감탄합니다. 내 인생도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처럼 텅 빈 여백을 만들어 나가세요. 텅 빈 것 같은 하늘이라도 때로는 뭉게구름으로, 솜털 구름으로, 먹구름으로 다 채워주십니다. 그리고나서 다시 텅 빈 여백의 푸른 하늘을 만들어 주십니다.